오늘은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수강신청 첫날이다. 사이버대니깐 듣고 싶은 수업은 다 수강할 수 있겠지? 그리고 오늘 일단 접속해서 무슨 수업이 있나 한번 보기나 할까?라는 생각으로 맥북을 켰다.
웬걸, 수강신청 첫날인데 어디로 가서 어떻게 하라는 안내 이멜이 오지 않아 두리번거리다 공지사항에서 계정을 생성하라는 글을 보고 부랴부랴 아이디를 만들었다. 학번이 생겼다. 나는 이상하게 옛날부터 학번이 엄청 간단하고 단순하다. 학번 당첨빨이 좋은 것 같다.
암튼 수강신청 페이지로 가자마자 불길한 빨간색의 리스트들.. 이것이 무엇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미 수강인원이 꽉 찬 과목들이었다! 무슨 사이버대 수강인원이 30명밖에 안돼? 미리 수강할 과목들을 정리해 둔 리스트가 있어서 살펴보니 내가 들어하는 하나의 수업이 이미 수강인원 초과로 신청조차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갑자기 화가 났다. 아니 내가 왜 듣고 싶은 수업을 못듣지? 사이버대학교에서 수강인원이 30명이라는 게 말이 되나? 수강인원에 맞춰서 교수를 섭외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평범한 과목들은 400명씩이나 정원으로 할당해 놓고 전공수업 중에 꼭 들어야 하는 수업은 30명이라니.. 이 수업을 못 듣는다면 학교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현듯 기억이 났다. 경희대 재학 중엔 언제나 타이머를 맞춰두고 친구들이랑 수강신청 10분전부터 온라인에 모여 대기를 했다. 수강신청이 열리자마자 빛의 속도로 복붙하며 수업코드를 입력했던 그 기억!! 그게 사이버대에도 있다니 ㅋㅋ 예전에는 일본학 전공이라 수강신청은 아무 때나 원하는 수업들로 했었던 것 같은데, 이 경쟁이 앞으로 3번은 더 남아 있다니..
다른 전공과목 수업들은 무엇이 있나 둘러보고 다시 나의 전공으로 돌아온 찰나 빨간색이 사라졌다. 냅다 신청 버튼부터 눌렀다. 와 이게 되네? 30명 중의 하나가 되었다. 화가 눈 녹듯 사라졌다. 나란 인간, 이렇게 단순한 인간이 문학의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염려가 된다.
이제 마음 놓고 자러 가야겠다.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쓰기와 미국에서 원고지 구하기 (2) | 2025.04.22 |
---|---|
드디어 개강이다! (0) | 2025.03.05 |
블로그를 시작하며 (0) | 2025.01.21 |